#감정의_무게로_자캐_단문_연성 해시태그 연성!
감정을 무게화할 수 있다면 얼마나 무거울까요? 흘러가는 목소리에 쟝은 결코 공감하지 못했다. 첫째로 그는 공감이라는 것을 글로조차 배워보지 못한 남자였다. 그러니까 그는 공감이라곤 제 연인이 '하고싶어'라는 말에나 해본 것이 전부인 저급한 남자라는 것이다. 둘째로 그가 생각하기에 '감정을 무게화'한다는 가설 자체가 굉장히 쓸모없었다. 무게화해서 뭐할건데? 팔아먹을거야? 아니잖아. 좆까. 세번째로 그가 백번 양보해 '감정을 무게화할 수 있다면'하고 떠올려 본다면… 아무리 생각해도 무거울 것 같지가 않았다. 얼마나 무겁냐니. 얼마나 가볍겠냐고 물어봐야하는거 아닌가. 빗방울을 흘려대는 우산을 바닥에 한 번 쿵, 찧으며 쟝은 피식 웃었다. 명백한 비웃음이었다.
얼마나 무거울까요. 그 질문을 아예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마음이 금방이라도 바스라질듯이 가볍게 날아오르는 날이 있다면, 마음 한 켠이 묵직하게 내리앉을 때도 있는 법이었다. 가끔씩은 너무 간질거려서 거슬리는 날이 있었고 또 가끔씩은 그 간지러움에 도배되어 우두커니 누워있는 날이 있었다. 우스운 것은 어느 날이던 자신에게 "멍청아."하고 불러오는 목소리가 있다는 것이었다. 더더욱 우스운 것은 자신을 얕잡는 그 음성에 기분이 나빴던 적은 한 번도 없다는 것이었다. 어쩌면 그놈의 '멍청이'는 단순히 서로간에 오가는 호칭 혹은 애칭이 되어버린 것일수도… 아니, 맞는 것 같다.
"까분다."
"뭐래."
툭툭 던져내는 목소리나 말들에 악감정이 담겨있지 않다는 것도 맞고. 자연스레 품에 안겨서 검사라도 하듯이 여기저기 뜯어보는 그를 가만히 두는 것이 일종의 애정 표현인 것도 맞고.
쟝과 일호의 경우에는 그 검사라는 것이 '바람을 폈나'하는 검사가 아닌 '어디 맞고 오지는 않았나'하는 검사라는 점이 독특하지만 둘은 신경써본 적이 없었다. 너무나도 당연한 일인 것처럼 일호는 쟝의 얼굴이나 팔, 손을 더듬거렸고 쟝은 일호의 허리를 안은채로 자리를 지켰고 그것이 일상이었다. 쟝은 저도 모르게 밀려오는 아늑함에 자리에 벌러덩 누워버렸다.
"안다쳤어?"
"봤으면서 왜 물어봐."
"다 보여준거 아니면서."
"다 보고싶어?"
일호가 제 가슴위로 턱을 괴면 마음이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이제는 그것을 겉잡을 수가 없음을 알기에 쟝은 가만히 일호의 눈덩이와 눈썹을 손가락으로 쓸어냈고 일호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빗소리가 침실로 쏟아져 들어오고, 입술이 느리게 맞부딪히고, 손이 바쁘게 움직이고, 옷가지가 하나 둘 벗겨져 내려갔다.
감정을 무게화할 수 있다면 얼마나 무거울까요? 미미하게 열이 도는 맨 살을 손바닥으로 거칠게 쓸어올리는 와중 TV에서 들었던 멍청한 질문이 갑작스레 떠올랐다. 어지간히 귀찮게 하는구나 싶어 찌푸려진 인상을 일호의 어깨에 부벼냈다. 설명하면 알아들을 자신이나 있어? 흥분감에 식은땀이 일렁여 쟝은 고개를 두어번 틀고는 웃었다. 명백한 비웃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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